Toto족 언어는 얼마나 특별할까?
1. 언어는 문화의 핵심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감정을 나눕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한 집단의 세계관과 정체성, 사고방식을 담은 고유한 그릇입니다.
그렇기에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가 소멸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되곤 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Toto어(Toto language)’는 바로 그런 운명 앞에 서 있는 언어입니다.
2. Toto어란 어떤 언어인가?
Toto어는 인도 서벵골 북부 Totopara 지역에 거주하는 Toto족만 사용하는 초소형 민족 언어입니다.
전 세계에서 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2024년 기준 약 1,000명 미만으로 추정되며,
이 중 실제로 일상에서 Toto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500명 이하입니다.
Toto어는 문자 체계가 없는 구어(口語) 중심 언어이며, 주로 구전으로 전해 내려옵니다.
언어학적으로는 티베트-버마 어족으로 분류되지만, 주변 민족 언어(네팔어, 벵골어, 부탄어 등)와는 거의 공유되지 않는 고립어 형태의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Toto어가 수백 년 이상 외부 언어와 접촉 없이 발전해왔음을 보여주는 문화적 고립성의 결과입니다.
3. Toto어의 언어학적 특성과 구조
Toto어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어순(Syntax): 기본 어순은 주어-목적어-동사(SOV) 구조입니다. 이는 한국어, 일본어와 유사하지만 어휘와 조사 기능은 전혀 다릅니다.
- 조사 대신 후치사 사용: 동작의 방향, 시간, 장소 등을 후치사로 나타내며, 대명사 변화에 따라 문법적 어미도 변화합니다.
- 음운(Phonetics): 강세와 억양의 차이가 의미를 바꾸며, 성조(Tone language)와 유사한 특징도 일부 발견됩니다.
- 어휘 체계: 주변 언어에서 거의 차용어가 없고, 자연, 조상, 신앙, 계절, 감정에 관련된 단어가 매우 풍부합니다.
예를 들어, 비의 종류를 구분하는 단어가 10개 이상 있으며, 조상의 이름을 칭할 때 사용하는 표현은 적어도 4단계 이상의 경어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성과 독창성은 Toto어가 언어학적으로 매우 희귀한 연구대상임을 보여줍니다.
4. 왜 소멸 위기에 처했는가?
Toto어는 현재 UNESCO가 지정한 ‘심각한 소멸 위기 언어(Severely endangered language)’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 인구의 극소수화
전체 Toto족 중 Toto어를 ‘모국어로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구는 매년 감소 중입니다. - 교육과 행정 언어의 불일치
Toto족 자녀들은 힌디어 또는 벵골어로 교육을 받기 때문에 Toto어를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 결혼 및 이주로 인한 혼종화
외부와의 혼인 또는 타 지역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문자 없는 언어라는 구조적 한계
Toto어는 표기법이 없어 디지털화나 문서화가 매우 어렵고, 이로 인해 ‘기록되지 않은 언어’로 남아 있습니다.
5. 세대 단절과 언어 상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세대 간의 언어 단절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Toto어로 말하지만, 자녀는 힌디어와 벵골어를 섞어 쓰고, 손주는 사실상 Toto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소수 언어가 겪는 공통된 문제이지만,
Toto족의 경우 마을 하나에만 존재하는 초소형 공동체라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입니다.
즉, Toto어는 마을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언어의 생존 가능성이 극도로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언어 보존을 위한 시도들
다행히 몇몇 시도들이 존재합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일부 언어학자들과 비정부기구(NGO)들이 Toto족을 방문해 언어 조사와 녹취 기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 정부와 서벵골 주 차원에서도 Toto어를 '보존 대상 언어'로 지정하고,
소규모 초등학교에서 Toto어 기초 수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 측면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Toto어 키보드 개발, 음성 녹음 자료화, 인공지능 번역 연계 실험 등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체계적인 교과서, 문법서, 사전 등 기초 자료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7. 언어를 지킨다는 것의 의미
언어는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누군가 그것을 말하고, 기억하고, 가르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Toto어를 보존한다는 것은 단지 낯선 언어 하나를 살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것은 Toto족이라는 공동체의 기억을 지키는 일이며,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상상력의 지도를 넓히는 일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의 모든 언어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렌즈라는 사실입니다.
마무리하며
Toto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기록하고, 나누는 것만으로도 이 언어는 조금 더 오래 숨 쉴 수 있습니다.
언어는 기억입니다. Toto어는 단 한 마을의 언어지만, 인류 전체가 지켜야 할 문화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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